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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권 큐레이팅

집중 탐구, 가성비 갑 21만원짜리 영국행 편도 항공권

🕙 2026. 02. 01.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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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 몰트 위스키의 성지 스코틀랜드를 가는 항공권은 단돈 21만원입니다. 아, 왕복은 아니고 편도입니다. 게다가 매우매우 불편한 2회 경유 항공권이죠. 하지만, 이 항공권은 누군가에게는 더 없이 좋은 최고의 항공권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 글에서는 그 이유를 살펴봅니다.

남방항공의 에든버러 편도 항공권이 21만원입니다. 메타온메타 회원 중 한 분이 에든버러를 갈 일이 있어서 검색했는지, 어제부터  보이기 시작했는데요. 가격이 정말 쌉니다. 유럽행 편도는 직항이나 1회 경유의 경우 20만원대 초반 가격을 종종 볼 수는 있는데요. 에든버러는 서울에서 직항이 없습니다. 아니 아마도 중국에서도 없을 겁니다. 중국 항공사들이 초저가 항공권을 판다해도 보통은 중국에서 직항으로 연결되는 도시인데요. 에든버러는 그런 도시가 아닙니다.

적당히 싼 가격이라면 2회 경유가 최저가인 경우도 많죠. 하지만, 이렇게 극단적인 초저가에는 2회 경유는 별로 없습니다. 항공권 가격을 비용보다는 경쟁이 결정한다고 해도, 2회 경유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거든요. 그래서 더 제 눈에 띄었던 것 같습니다. 어쨌든 이례적으로 싼 가격인 것은 확실합니다.

20만원대 초반의 에든버러 편도 항공권은 베이징과 런던 또는 광저우와 런던을  경유합니다. 베이징 또는 광저우, 즉, 날짜에 따라서 경유하는 중국 도시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런던에서 에든버러까지는 영국항공 코드셰어편을 탑승합니다.(영국항공에도 돈을 나눠줘야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더 말도 안되는 가격입니다.)

베이징을 경유하는 항공권은 그나마 베이징 경유 시간이 아주 길지 않아 괜찮은데, 광저우 경유는 다음날 연결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광저우에서 하루를 자고 다음날 런던을 거쳐 에든버러를 가야하는 거죠.

당연히, 이런 스케줄은 너무 극악의 스케줄처럼 보입니다. 아무리 싸도 선뜻 손이 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난 글 '유럽 왕복에 서로 다른 중국 두 도시 무료 호텔까지 42만원~'에서 남방항공은 조건을 충족한 환승객에게 무료 환승 호텔(공항과 호텔간의 교통편과 조식 포함)을 제공한다는 것을 설명한 바 있고, 이 항공권의 광저우 경유도 해당합니다. 다른 조건은 모두 당연히 만족하고, 부킹 클래스도 서울-광저우 구간은 'A', 나머지 구간은 'Z'로 무료 호텔 제공 대상입니다. 그럼, 광저우를 거의 24시간 공짜로 여행하는 셈입니다. 장 시간 경유가 오히려 더 좋은 선택지가 되는 셈이죠.

하지만, 이 항공권에는 보통의 여행자에게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바로 에든버러까지만 간다는 점이죠. 그럼 귀국은 어떻게? 하는 질문을 당연히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싸도 대부분의 여행자에게는 그림의 떡일 수 밖에 없지 싶습니다.

그래서, Gemini와 ChatGPT와 이야기 해 보았습니다. 귀국 항공편이 없어도 이 항공권이 정말 좋은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지. 그랬더니 다음과 같이 정리되더군요.


1. 귀국편은 어떻게 되겠지 하는 낙관주의 여행자. 워낙 싼 가격이니 귀국편을 따로 사도 손해는 아닐거라는 믿음.

2. 유학, 워킹홀리데이 또는 귀국하려는 영국인(스코틀랜드인) 등 애초에 편도 항공권이 필요한 사람

3. 미국/남미로 가는 관문 또는 세계일주 시작

4. 귀국편은 내돈으로 내지 않아도 되거나, 마일리지로 해결 가능한 사람

5. “콘텐츠 제작자/마케터/리서처” (여행이 아니라 ‘소재’가 목적). 초특가 항공권으로 어디까지 가능한지 등을 직접 체험하고 콘텐츠를 만들려는 사람


정리해 보니 처음 생각보다 많습니다. 먼저, 1번 낙관주의자는 21만원이라는 초특가를 생각하면 꽤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습니다. 좀 더 시간을 두고 귀국행 편도 항공권 또는 역왕복 항공권을 찾는 것도 좋을 선택일 수 있으니까요.

2번은 애초에 편도 항공권이 필요한 사람이니 더 살펴볼 것도 없고,  3번은 세계일주 또는 미주 대륙 여행을 염두에 둔다면 꽤 현명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일단 영국까지는 거의 공짜에 가까운 가격으로 가는 셈이고,  아무래도 서울 출발보다는 영국(또는 유럽) 출발이 선택지도 많고 항공권 가격도 싼 경우가 많으니까요.

4번과 5번은 ChatGPT가 꼽은 건데 가만 생각해 보니 이런 경우도 꽤 있기는 할 것 같습니다. 4번의 경우 항공권을 지원을 받기는 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편도만 지원받는 경우도 있을테고, 마일리지가 부족하거나 좌석이 없어 편도만 마일리지로 끊는 경우도 있을테니까요. 5번도 예를 들어 유튜버라면, 21만원에 광저우 공짜 여행 후 에든버러까지 가는 실제 체험 영상을 찍어서 올린다면 꽤 어그로를 끌 수도 있어 보입니다.


그래도 한 가지 찜찜한 점이 있을 수 있는데요. 아무리 공짜 호텔에 교통편과 조식까지 준다 해도, 광저우에서 거의 하루를 보내는 것이 내키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게다가 방금 살펴본 1~5번 까지가 보편적인 여행자는 아니니까, 광저우 1박이 내키지 않는 사람들까지 제하고 나면 별로 남지 않을 것 같이 보입니다.

하지만, 광저우는 미식 탐험의 목적만으로도 며칠 정도는 일부러라도 찾을만한 도시입니다. 악명 높은 영국의 음식(피시 앤 칩스, 차가운 샌드위치)을 마주하기 전, 미각세포가 누릴 수 있는 마지막 만찬(Last Supper)을 즐길 수 있는 선택일 수 있습니다.

또한, 광저우는 세계의 공장이자 물류 허브입니다. 한국에서도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에서 구할 수 있는 경우가 많지만, 직접 눈으로 보고 현지 도매가로 쟁여서 바로 영국으로 들고 들어갈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광저우는 전 세계 안경 테와 렌즈 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는 세계 안경의 공장입니다. 티타늄 테도 80~150위안(원화로 1.7~3.1만원) 정도라 블루라이트 차단 고압축 렌즈를 포함해도 5만원 내외면 안경을 맞출 수 있다고 합니다. 도수를 넣은 선글라스도 2~3만원이면 충분하구요. 제작 시간도 검안 후 렌즈 가공까지 30분~1시간이면 끝난다고 하니 1박 2일의 짧은 체류라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즉, 여정의 시작 시점에서 안경 여유분이나 썬글라스를 구입하기에 최적의 도시가 광저우입니다.

결국, 앞에서 살펴 본 1~5번의 여행자라면 광저우 공짜 1박 2일 여행은 일부러라도 하고 싶을 수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시간을 버리는 것이 아니고 여행을 위한 준비 과정이거나 알찬 여행으로 만드는 중요한 요소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남방항공의 초특가 항공권을 탐색할 수 있는 링크입니다. 남방항공을 이용할 때  알고 있으면 좋은  다양한 정보도 이 페이지에서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영국을 가는 편도 항공권만을 탐색하고 싶다면, 추가로 목적지를 영국으로 설정하고 탐색하면 됩니다. 지금은 에든버러를 가는 편도 항공권이 가장  싸지만, 어쩌면 영국(또는 유럽) 다른 도시를 가는 더 싼 편도 항공권을 누군가가 검색해서  탐색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까지 쓰고 보니 또 가고 싶어집니다. 안경 여유분과 썬글라스도 새로 살 때가 됐고, 광둥 음식 먹은지도 거진 20년이 다 됐거든요. 무엇보다도, 에든버러에 도착해 바로 스페이사이드와 아일라섬으로 위스키 순례를 떠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