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온메타의 추천 항공권 탐색 페이지 중에는 'MOM 추천 항공권 50' 이라는 페이지가 있습니다. 지금 검색되는 항공권 중 가장 가성비가 좋은 다양한 경로의 항공권 50개를 볼 수 있는 페이지입니다.
그런데, 이 페이지에는 동남아를 목적지로 하는 항공권들이 최상위권에 포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얼핏 보기에는 그렇게 싸 보이지 않는데 말입니다. 오늘은 그 이유를 분석해 보았습니다.
'MOM 추천 항공권 50' 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티웨이의 서울 출발 단거리/중거리/장거리 왕복 항공권입니다. 가까운 일본의 사가 왕복은 15만원, 중거리인 베트남의 푸꾸옥 왕복은 31만원, 장거리인 바르셀로나 왕복은 109만원입니다. 이 가격들은 현재 티웨이의 비수기 최저가임은 물론이고, 경유를 포함한 다른 항공사들에 비해서도 매우 싼 가격입니다.
그런데, 이 세 항공권 중 가장 가성비가 좋은 항공권은 어떤 것일까요? 최근의 고유가로 인한 전반적인 항공권 가격 상승을 감안하면 사가 왕복 15만원은 매우 싼 가격처럼 보입니다. 마찬가지로 바르셀로나 직항 왕복 109만원도 충분히 매력적인 가격으로 보입니다. 비록 LCC지만 티웨이는 장거리 항공권에는 기내식도 주고 위탁 수하물도 무료로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죠.
반면, 푸꾸옥 왕복은 그리 싼 가격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베트남은 10만원대 초반 왕복 항공권도 그리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던 시절도 있었기 때문인지, 30만원대 초반의 베트남 왕복은 그렇게 싸 보이지 않거든요.
하지만, 메타온메타의 시스템이 꼽은 이 세 항공권 중 가장 가성비가 좋은 항공권은 푸꾸옥 왕복입니다. 추천 항공권 탐색 페이지에 세 항공권이 함께 보인다면 당연히 푸꾸옥이 가장 위에 자리 잡는다는 뜻입니다.
이유는 바로 가성비에 있습니다. 거리당 가격을 비교해 보면, 사가는 마일당 210원, 푸꾸옥은 67원, 바르셀로나는 91원입니다. 물론, 거리당 가격만 보고 항공권의 가성비를 판단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거리당 가격은 매우 중요한 요소임은 틀림 없습니다.
그럼, 왜 유독 중거리인 푸꾸옥이 특히 쌀까요? 사실 푸꾸옥만은 아닙니다. 중거리인 동남아 항공권들의 거리당 가격이 특히 싼 경우가 많습니다.
궁금증을 풀기 위해 ChatGPT와 대화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항공권 가격은 경쟁이 결정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유독 중거리만 특히 싼 것은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해서요. 혹시 장거리에 투입되는 대형 기종이 승객당 거리당 비용이 중소형기보다 비싸서 그런 것은 아닌가 하고 질문했더니, 이런 그래프를 그려 줍니다.
즉, 짧은 거리는 고정비 때문에 거리당 가격이 비싸고, 중거리는 그 고정비가 잘 희석되며, 아주 긴 장거리는 다시 여러 비용이 올라가서 ‘U자형’에 가까운 구조라면서요. 장거리는 연료를 많이 싣기 위해 또 연료를 더 태우는 구조라는 거죠.
여러 논문과 다양한 사이트를 근거 자료로 제시하며 하는 주장이니, 얼핏 보기에는 맞는 이야기 같은데요. 그래도 확실히 해야겠죠. 그래프에 그려진 각 점의 근거 데이터를 보고싶다 했더니, ChatGPT가 실토하더군요. 다양한 연구 자료를 보고 이해를 돕기 위해 임의로 그린 그래프라구요.
그래서 다시 근거가 있는 값으로 다시 그려달라고 했더니 이런 그래프를 그렸습니다. A320의 비행 거리별 승객 1인당 연료 소모를 그래프로 그렸는데, 1,620해리 근방이 근사 최저점으로 U자형 모습을 보입니다.
그런데, A320은 장거리를 갈 수 없는 기종입니다. 즉, 장거리는 대형 기종으로 가야하는데, 비교를 위해서는 A320과 장거리용 대형 기종의 그래프를 하나의 차트 안에 함께 그려야 의미가 있겠더군요. 또한, 너무 짧은 거리와 최대 운항 거리에 가까워지는 거리, 즉 양 극단 값은 빼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두 가지를 다시 반영한 그래프를 요청했더니,
이런 그래프가 나왔습니다. 예상과 다른 결과입니다. 같은 기종으로 보면 U자가 맞지만, 장거리가 중거리보다 연료 소모가 더 크지 않습니다. 승객 1인당 100km 당 연료 소모량은, A320의 최저점은 약 1,864 마일에서의 2.8이고 A350-900의 최저점은 약 6,835마일에서의 2.15입니다.
결국, 7천마일 부근의 장거리가 2천마일 부근의 중거리보다 승객 1인당 100km 당 연료 소모량이 훨씬 적다는 뜻인데요. 그럼, 이 그래프는 바르셀로나 왕복 항공권 가격이 마일당 91원으로 푸꾸옥의 마일당 67원보다 비싼 이유를 설명하지 못합니다.
오늘 또 한 번, AI에게 속을 뻔 했습니다. 얘들은 항상 다양한 자료와 함께 그럴 듯하게 포장해서 주장하지만, 항상 의심을 갖고 확인 또 확인해야 합니다.
사가 왕복이 마일당 210원으로 비싼 이유는 앞의 그래프와 무거운 고정비로 설명이 되지만,
바르셀로나가 푸꾸옥보다 비싼 이유는 비용이 아닌 시장 경쟁에서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상대적으로 중거리는 LCC간의 또 LCC와의 경쟁이 치열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대형 기종이 투입되어야 하는 장거리는 완전히 다른 시장입니다.
중거리는 LCC 들간의 직항 경쟁 시장입니다. 가격 말고는 경쟁 수단이 별로 없는 구간이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장거리는 다르죠. 장거리는 대형 기종을 투입하고 주변 지역의 수요도 흡수해야 합니다. 환승 개념이 생기고 또 직항 프리미엄도 붙습니다. 즉, 경쟁과 수익관리가 훨씬 더 복잡한 시장이라는 뜻입니다.
가장 가성비가 좋은 항공권은 가장 경쟁이 치열한 구간에서 나옵니다. 과점 시장은 운임 방어가 용이하지만, LCC들 간에 가격만 놓고 튀기게 경쟁하는 시장에서는 싼 가격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동남아 항공권이 추천 항공권 페이지 상단을 점령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었던 거죠. 비록, 우리가 그런 싼 가격에 익숙해져서 싼지 잘 모를지라도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