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만큼보인다
대한항공 뉴욕 직항 왕복이 36만원? 에러 페어 vs 가격 오류
🕙 2021. 09. 16. 13:06

대한항공 뉴욕 직항 왕복이 겨우 36만원입니다. 와 이게 실화인가요? 드디어 에러 페어가 떴나요?
흥분하지 마세요. 이건 에러 페어가 아닙니다. 단순한 가격 오류죠. 일단, 스카이스캐너에서는 36만원이지만 구글과 카약에서는 180만원 전후의 가격인 게 의심스럽습니다. 아래 국내 사이트들의 공항기준 재검색 가격들은 같은 조건으로 검색했을 때의 최저가 항공권 가격을 의미합니다. 꼭 대한항공 직항의 가격이 아니라는 거죠.
에러 페어는 실제로 구입 가능한 항공권을 말합니다. 결론을 미리 말씀드리면 이 항공권은 구입할 수가 없습니다. 에러 페어가 아니고 가격비교 사이트(항공권을 실제로 구입할 수 있는 곳이 아닌)의 단순한 가격 오류이기 때문입니다.
스카이스캐너의 도시 기준 재검색 버튼을 누르고 다시 검색해 봅니다. 에어캐나다의 뉴욕 왕복도 28만원입니다. 어째 수상하지 않나요?
대한항공 직항 왕복 항공권을 선택하고 상세 페이지로 갔습니다. 구입처 사이트 별로 이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는 가격을 보여주는 데 대한항공에서만 36만원이고 다른 여행사 사이트들은 가장 싼 곳이 178만원입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대한항공을 선택하고 가 보니 역시나입니다. 가격이 187만원으로 뛰어 버렸습니다. 좋다 말았네요.
이 경우는 스카이스캐너의 오류입니다. 에어캐나다의 가격도 같은 이유겠죠. 가격비교 서비스는 다수의 항공사와 여행사의 항공권 검색 결과를 취합하여 보여주는데 특정 여행사 또는 항공사의 결과를 잘 못 집계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스카이스캐너의 화면 상에서는 그 가격을 볼 수 있으나 잘 못 집계한 가격이기에 구입 사이트로 가면 가격이 달라집니다. 절대로 구입할 수 없는 경우죠. 그리고 이런 경우는 매우 매우 흔하게 발견되는 그냥 단순 오류입니다. 아, 한 가지 더! 아까 위메프의 공항기준 재검색 가격도 25만원이었는데요. 이건 위메프의 결과에 스카이스캐너의 결과를 함께 포함해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스카이스캐너의 오류가 위메프에도 전이된 셈이죠.
반면, 에러 페어는 실제로 구입할 수 있는 항공권입니다.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는 사이트(항공사 또는 여행사)에서 결제 단계까지 같은 가격이 유지되어 결제까지 이루어지는 항공권이죠.
최근의 예로는 지난 7월 소개했던 터키항공으로 발칸을 다녀오는 백만원 안팎의 비즈니스 항공권들이 바로 에러 페어의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당시 6개 가격 비교 사이트 모두와 터키항공을 포함하여 대다수의 여행사에서 100만원 안팎으로 구입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400만원 이상의 정상적인 가격으로 바뀌었죠.
물론, 에러 페어도 가격에 오류가 있는 것은 동일합니다. 하지만 그 오류의 위치가 항공권을 파는 주체에게 있고 구입할 때까지 그 오류가 유지됩니다. 가격비교 사이트의 가격 오류에 비해 에러 페어는 그 빈도가 훨씬 작습니다. 가격비교 사이트의 가격 오류는 몇몇 사람들만 잠깐 알고 지나가는 해프닝 정도지만 에러 페어는 실제로 그 항공권을 구입하고 여행을 갈 수도 있습니다.
가끔은 구입한 항공권이 취소되는 경우도 있기는 합니다. 여행사의 오류인 경우 영세한 여행사 입장에서는 그 손해 금액이 너무 큰 경우 일일이 구입한 고객에게 사정해가며 항공권을 취소하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항공사의 오류인 경우 에러 페어로 구입한 항공권도 그대로 인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참고로 제가 소개하는 항공권 중에 가격비교 사이트의 단순 가격 오류는 없습니다. 그 정도는 다 검증하고 걸러내죠. 말도 안 되게 싼 가격의 항공권을 소개하더라도 그게 잠시 잠깐 가능한 에러 페어이든, 항공사의 말도 안 되는 특가이든, 특정 조건하에만 마법처럼 싼 가격이 되는 항공권이든 모두 실제로 구입 가능한 항공권입니다.
검색말고탐색은 집단지성 기반의 탐색형 항공검색 서비스 메타온메타를 개발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