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권 큐레이팅
여름 초성수기 스위스 왕복 항공권 57만원 - 요지경 항공검색
🕙 2021. 11. 06. 19:29

재밌는 항공권을 하나 소개합니다. 여름 초성수기에 스위스 취리히를 다녀오는 항공권이 57만원입니다. 그런데 이 항공권이 아주 특이합니다. 쉽게 검색되지도 않고 또 구입할 수 있는 곳도 아주 엉뚱합니다.
'8/4(목) 서울 → 싱가포르, 8/4(목) 싱가포르 → 취리히, 8/17(수) 취리히 → 싱가포르, 8/19(금) 싱가포르 → 서울'의 다구간 검색으로 찾은 항공권입니다. 네 구간을 가진 다구간 항공권인데, 잘 보면 싱가포르에 체류하는 시간이 얼마 안 됩니다. 갈 때 1시간 30분, 올 때 7시간 15분으로 이 정도면 그냥 취리히 왕복 항공권입니다. 그럼 취리히 왕복으로 검색하면 될 텐데 왜 굳이 다구간으로 검색했을까요? 탑승하는 항공사를 한번 보시죠. 갈 때 올 때 모두 '서울 - 싱가포르' 구간은 싱가폴항공을 타고 '싱가포르 - 취리히' 구간은 스위스항공을 탑니다. 아마도 싱가포르에서 항공사가 바뀌기 때문에 왕복 검색으로는 이 항공권을 쉽게 검색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글로벌 가격비교 서비스인 구글/스카이스캐너/카약은 물론 국내의 네이버/11번가/위메프 모두 검색하지 못합니다.
사실 네 구간으로 나누어 검색해도 잘 검색하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오직 구글에서만 57만원에 검색했고, 스카이스캐너와 카약은 아예 같은 항공권을 검색하지 못했고 동일 조건의 최저가도 100만원 안팎입니다.
구글의 결과를 보니 Gotogate에서 57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고 링크를 제공하는데... 가 보면 오류가 발생합니다. 그 다음은 스위스항공에 전화하면 60만원에 구입할 수 있을 거라 안내하지만, 오류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아 가능할 것 같지 않습니다. 결국 구글은 구입할 수 없는 가격을 보여준 걸까요?
차선책으로 위메프를 다시 봅니다. 위메프는 동일 조건 최저가 76만원이 같은 항공권이네요. 투어2000과 롯데관광에서 70만원대 후반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이게 최선일까요?
이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는 곳은 엉뚱하게도 루프트한자입니다. 루프트한자 홈페이지에서 서울 - 취리히 왕복으로 검색하면 동일한 항공권을 잘 검색하고 가격도 구글이 보여줬던 57만원을 보여줍니다. 한참 남쪽에 위치한 싱가포르를 경유하기 때문에 조금 오래 걸리기는 하지만, 57만원이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구입할 수 있는 가격이고 위탁수하물도 포함된 점을 감안하면 꽤 매력적인 가격입니다. 게다가 여름 초성수기 항공권이구요.
참고로 이 항공권은 루프트한자의 운임을 사용한 항공권입니다. 루프트한자의 운임을 사용했지만 루프트한자는 한 번도 타지 않습니다. 많이 생소할 수도 있는데, 루프트한자가 2007년에 스위스항공을 인수한 후 루프트한자와 스위스항공은 한 회사처럼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항공권입니다.
루프트한자는 가장 싼 운임인 이코노미 라이트에는 무료 위탁 수하물이 없지만 이코노미 라이트는 아직 한국 출발 항공권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아직은 이 항공권을 포함해서 한국 출발 항공권은 모두 무료 위탁 수하물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한국 출발 항공권에도 이코노미 라이트 운임이 적용되어 무료 위탁 수하물이 없는 항공권을 만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혹시 네 구간의 다구간 검색을 보고 싱가포르에 며칠 체류하는 것이 가능한지 궁금한 분이 계실 텐데요. 루프트한자는 싼 운임은 스탑오버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싱가포르에 며칠 체류할 수 있는 항공권은 다른 운임을 사용하거나 다른 항공사를 이용해야 합니다. 당연히 훨씬 더 비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