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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온메타는 극소수의 사람들에게만 도움이 된다?
🕙 2023. 09. 02. 13:53

플라이트그래프를 처음 만들었을 때부터 계속해서 받던 지적이 오늘 블로그 '이용권 유료화 소식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에 댓글로 올라왔네요. 투자유치를 위해 투자 심사역들을 만나면 모두가 플라이트그래프에서 검색할 수 있는 놀라운 가격의 항공권에 큰 흥미를 느끼면서도 이런 지적을 하곤 했습니다. 이런 지적을 받으면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이번 기회에 풀어볼까 합니다.
대다수 일반인들에게는, 실제 여행에 도움이 되지는 않을꺼 같습니다. 단지 이런식의 여행일정도 짤수 있구나, 색다르다, 호기심 정도 일껍니다. 물론 일부 극소수의 사람들에게는 큰도움이 될수있을듯 합니다. 하지만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생각한다면 극소수가 아닌 일반인들이 주류가 되어야 겠지요. 소득이 발생되는 직장인,자영업자중에 이 어플의 환상적인 저렴한비용에 혹해서 특정한 날짜를 맞춰 여행을 떠날 사람이 얼마나 될까 생각됩니다. 그냥 호기심 정도 자극하는 앱정도로 생각되어 질듯합니다. 대부분 정해진시간에 최대한 알찬 여행일정을 할려고 하지, 굳이 호기심을 자극했다고 애써 특정일에 여행을 떠나지는 않을껍니다. 소중한 시간역시 무시못할 비용인거죠. 이건 유료/무료의 개념이 아닌 이 어플이 특성인거 같습니다. 유료화로 인한 수익창출을 하기 위해서는 극소수의 특정계층이 아닌 일반인에게 도움이 되어야 할듯합니다.
세 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로, 세상이 이미 바뀌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과거의 항공 여행은 거의 출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지금은 여행자의 시장입니다. 그나마 단거리는 출장의 비율이 어느 정도 차지 하고 있지만 장거리는 미미합니다. 10년 전쯤 제가 조사했을 때도 장거리는 출장의 비율이 10%에 못 미쳤는데, 지금은 더 낮아졌을 겁니다. 메타온메타의 존재 의미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현존하는 모든 항공 검색 서비스는 출장자가 항공권을 검색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목적지와 날짜 다 정하고 항공권을 검색하는 거죠. 출장자의 항공권이라 이건 너무나 당연한 거였죠. 하지만, 여행자는 다릅니다. 날짜를 하루 이틀 바꿔서라도 그게 훨씬 싸다면 그걸 선택할 수 있거든요. 항공권이 너무 비싸면 여행을 포기하거나 다른 곳을 갈 수도 있는 게 여행자입니다. 여행자들이 가성비 좋은 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항공 검색 서비스에서는) 꼭꼭 숨어있는 싸고 좋은 항공권을 찾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 방법이 탐색이고 메타온메타는 항공권을 탐색할 수 있는 전 세계 유일의 서비스입니다.
두 번째로, 항공 시장의 속성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항공사는 자사가 보유한 비행기를 최대한 가동해야 합니다. 승객이 타고 내리는 시간과 정비를 위한 시간을 제외하면 비행기는 항상 공중에 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수요는 성수기나 주말(예전에 출장자의 시장일 때에는 주중에 몰렸습니다. 주중 출발이 주말보다 비쌌죠.) 등에 몰리죠. 그럼 비수기 평일에는 비행기가 텅텅 빌까요? 아닙니다. 평일에는 아무래도 빈 좌석이 주말이나 성수기보다는 많겠지만 그 차이는 아주 작습니다. 이유는 항공사들이 싸게 팔기 때문입니다. 여행자들도 주말에 또 성수기에 여행하고 싶은 경우가 많겠지만 싸기 때문에 주중이나 비수기에 여행을 하는 거죠.
세 번째로, 우리가 일하는 패턴이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말씀 드립니다. 이제는 주 5일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일하는 분들의 비중이 많이 낮아졌습니다. 평일 낮에도 고속도로가 차량 증가로 막히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시내 도로도 이제는 러시아워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평일 한낮에도 차가 많습니다. 이 차들의 대부분이 주 5일 9~6로 근무하는 분들이 업무 때문에 이동하는 걸까요? 아닐 겁니다. 업무와 관계없이 나들이도 가고 쇼핑도 하러 가고 또 다른 볼일도 보러 갑니다. 이는, 성수기나 주말을 낀 정해진 날짜에만 여행을 갈 수 있는 분들이 대다수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여행 일정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분들이 극소수라고 보기에는 그 극소수가 충분히 많은 분들일 수 있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이 세 가지 모두 메타온메타가 일부 극소수의 사람들에게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지적에 대한 반론입니다.
메타온메타가 엔젤투자 이외에 제도권의 투자 유치를 추진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투자 여부를 판단할 입장에 있는 분들은 모두 돈 보다는 시간이 금인 분들입니다. 하루하루 시간을 쪼개가며 많은 일을 처리하는 데 너무 익숙해져 있죠. 당연히 휴가 보다는 일이 우선입니다. 몇 만원 아니 몇 십만원 싸다고 일정을 바꿀 수는 없는 분들이지요. 게다가 몇 십만원 싼 항공권이 있는지도 모르는데 그 걸 찾는 노력을 기울일 시간도 아깝고 그런 하찮은 일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싫은 분들도 있구요. 이런 분들은 보통의 여행자가 한 푼이라도 싼 항공권을 찾기 위해 발품파는 심정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누구나 자신의 입장과 경험에서 세상을 판단하니까요. 이런 분들을 설득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오래전에 체득했습니다. 물론, 제게 사람을 설득하는 재주가 많이 부족한 점도 큰 몫을 할 겁니다.
결국 이런 분들을 설득하는 유일한 방법은 숫자로 보여주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투자유치 없이 엔젤 투자 조금 받고 근근이 연명하며 서비스를 키워온 이유도 바로 그 숫자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숫자가 충분히 나오기 시작하면 투자유치가 필요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미 이익을 내고 있다면 그 이익을 기반으로 성장할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어느 정도 숫자가 나오면 투자 유치는 다시 진행할 계획입니다. 비즈니스 모델이 검증된 후에는 빠른 성장이 무엇보다 중요하니까요.
그런데요, 이 글을 읽는 대다수의 분들은 제가 제시한 반론에도 불구하고 선뜻 제 주장에 동의하지는 못할 텐데요. 저는 이 문제가 두 가지에 기인한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가격 차이는 나겠지만 항공사가 손해 보지는 않는 선에서 어느 정도 비슷한 가격에 판매할 테니 어디서 어떻게 검색하든 별 반 차이 나지 않을 거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상품은 그게 맞습니다. 하지만 항공권은 다릅니다. 바로 옆 자리에 앉은 사람과 가격 차이가 5배까지도 벌어질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요. 항공권이라는 상품을 잘 모르기도 하고 또 기존의 항공 검색 서비스가 그렇게 생겼기 때문입니다. 반복되는 이야기 같지만 출장자에게 최적화 된 서비스에서는 다른 좋은 방법이 있어도 그 걸 볼 수 있는 방법이 없거든요. 존재 자체를 모르니 그걸 찾으려는 시도조차 하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두 번째는, 생소함과 어려움입니다. 메타온메타는 세상에 없던 서비스입니다. 다른 서비스들과 유사한 목적을 가지고 유사한 가치를 주는 서비스가 아니라는 거죠. 메타온메타는 여행자의 항공권을 싸게 사는 가치를 위해 기존의 항공 검색 서비스와 달리 집단지성과 탐색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새로운 가치를 위해 새로운 방법을 만든 것이니 낯설고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왜 이렇게 만들어졌는지 뭐가 뭔지 모르겠고 복잡해 보입니다. 물론, 제한된 리소스 때문에 더 쉽게 만들지 못한 면도 분명 있습니다.
게다가, 제가 만나본 상당수의 분들은 기존의 항공 검색 서비스도 어렵다고 하더군요. 사실 항공 검색은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냥 출장자처럼 목적지와 날짜 정하고 특정 사이트에 가서 검색하면 그리 어렵지 않을 수도 있죠. 하지만, 다른 사이트에 가면 더 싸거나 심지어 아예 보지도 못한 항공권이 검색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아는 순간 괜히 나만 손해 보는 느낌이 들고 이 때부터는 어려워집니다. 카드 할인이다 뭐다 복잡하기도 하고, 방금 본 가격이 잠시 후에는 훨씬 비싸지기고 하고 말이죠. 게다가 날짜를 하루 이틀 바꿔 보기 시작하면 머리가 터질 지경입니다. 사실 이건 항공권의 속성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거긴 합니다. 그래서 메타온메타가 필요한 것이기두 하구요.
남들(?) 다 사용하는 기존의 다른 서비스도 어려워서 사용하기 꺼려지는데 메타온메타는 당연히 더 어렵습니다. 탐색은 메타온메타에서 하더라도 검색은 기존의 다른 서비스에 가서 해야 하니까, 기존 서비스의 어려움에 메타온메타의 생소함까지 더해진 셈입니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누군가가 찾아놓은 특정 항공권이 아무리 좋아 보여도 그건 내게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분이 대다수일 겁니다. 그 항공권을 기반으로 날짜도 조금씩 바꾸어보고 목적지도 바꾸어 보면 내가 원하는 항공권을 검색할 수도 있는데 그게 너무 어려운 거죠. 아마도 그래서 대다수 분들은 딱 그 날짜에만 그 항공권이 가능하다고 느끼게 되는 게 아닌가 합니다.
저는 이 생소함과 어려움은 시간이 해결해 줄 거라고 봅니다. 사용자가 많아지면 검색되는 항공권도 많아지고 유사한 추천 항공권만 탐색해도 내가 원하는 항공권을 찾을 확률이 높아지는 구조이니까요. 물론, 저를 포함한 누군가는 날짜와 목적지를 바꾸어가며 새로운 항공권을 검색해야 합니다. 그래서 리워드 시스템이 존재하는 거구요. 내가 항공 검색을 잘한다면 또 그게 재미있다면 심심할 때마다 한 번씩 상상의 나래를 펼쳐가며 항공권을 검색하면 그게 다른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나는 돈을 벌 수 있는 시스템이 바로 리워드 시스템입니다. 또한, 내가 검색한 항공권이 매력적이다 싶으면 여기저기 자랑하면 더 효과적입니다. 그럼 그걸 본 분들이 메타온메타에서 그 항공권을 볼 테고 내게는 포인트가 쌓일 테니까요. 그리고, 여력이 생겨 리소스를 투입해서 UX/UI를 개선한다면 어렵게 느껴지는 문제도 지금보다 훨씬 덜하지 않을까 합니다.
글을 마치며 몇 년 전에 페이스북에 농담 삼아 썼던 글을 인용해 봅니다. 농담 삼아 썼던 글이지만 저는 정말로 이렇게 생각합니다.
여행을 가지 못하는 이유는,
여행을 가고싶지 않거나,
여행에 돈을 쓰는 것이 아깝거나 돈이 없거나,
또는 여행을 가고는 싶지만 막상 실행에 옮기자니 머리속이 복잡하거나 두려워서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사실을 말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더구나 제가 소개하는 초저가 항공권 앞에서는
돈이 없다고 할 수는 없으니 다들 휴가가 짧다고 합니다.
좋게 해석하면 부러움 반 아쉬움 반을 쉬운말로 표현한 것입니다.
만약 정말로 휴가를 낼 수 없어 여행을 가지 못한다면 그 건 다음 중 하나일 겁니다.
당신이 요령이 없거나,
당신이 휴가도 못내는 너무 나쁜 직장에 다니거나.
휴가를 낼 수 없는 것이 자랑할 만한 일은 아니라는 겁니다.
대표님들 주목하세요.
휴가를 낼 수 없어서 여행을 못간다는 직원이 있다면,
그 직원이 일을 잘할 가능성이 아주 낮거나
당신이 악덕 기업주라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