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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여행하는 항공권은 얼마일까요? with ChatGPT o3

그제 '타히티를 다녀오는 신박한 방법 124만원~'에서도 하와이안항공의 항공권을 두 개나 소개했는데요. 가장 큰 이유는 놀라운 가격 때문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저나 메타온메타에 익숙한 분들에게는 그리 놀라운 가격이 아니지만, 일반적인 여행자에게는 얼마나 싼 가격으로 느껴질까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OpenAI의 추론형 멀티 모달 모델인 o3에게 확인해 보았습니다. o3가 항공권 검색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도 궁금했구요. 다음은 간추린 o3와의 대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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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말고탐색:
가을에 서울 출발로 시애틀, 뉴욕, 하와이를 차례로 여행하려고 합니다. 토요일 출발, 다음 주 일요일 서울 도착의 9일 일정입니다. 주중 5일만 휴가 내고 9일 여행하려구요. 각 도시는 2박 3일 정도씩 여행하려고 합니다. 장거리 비행이 많으니 모든 구간을 풀서비스 항공사를 이용해야 하고 또 일정도 길지 않으니 비행 시간을 짧게 하기 위해 직항으로 여행해야 합니다. 당연히 위탁 수하물도 포함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여행하려고 하면 이코노미 기준으로 얼마나 들까요? 항공권 가격이 충분히 더 싸다면 시애틀을 샌프란시스코나 LA 등으로 바꾸거나, 하와이를 밴쿠버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항공권 구입을 위해 예산을 얼마나 잡아야 할까요? 또 최선의(싸고 좋은 스케줄) 항공권을 검색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을 가지고 접근해야 할까요?
o3:
아래는 (1) 일정 feasibility & 핵심 결정사항, (2)...중략...
빠른 요약
기본 ICN-SEA-JFK-HNL-ICN 패턴이라면 잘 잡았을 때 약 KRW 3.0M대, 덜 최적화 시 KRW 4M대 초반까지 예상.
서부를 LAX/SFO로 바꾸면 공급이 많아 장거리 운임을 낮출 수 있고, 전체 예산을 수십만 원 단위로 절감할 가능성.
하와이 대신 밴쿠버로 바꾸면 미 본토→하와이 초장거리 구간을 제거하면서 총비용과 비행시간 모두 크게 줄일 수 있음.
발권 전 반드시 직항 운항 요일 확인 + 수하물 포함 브랜드 선택.
3~5개월 전 국제선 예약 + 가격 추적으로 저가 구간을 잡는 것이 핵심.
...중략...
필요한 날짜 후보와 선호조건을 알려주시면, 그에 맞춰 구체적 날짜, 항공편 번호, 대략 총액 견적을 뽑아 드리겠습니다. 어떻게 진행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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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럭저럭 그럴듯하게 답을 합니다. 대부분 맞는 말이기도 하구요. 다만, 항공권 금액은 대략 3백만원에서 4백만원대 초반까지 예상된다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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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말고탐색:
1. 11월 초에 출발할게요.
2. 뉴욕 공항은 어디든 상관없습니다.
3. 시애틀이 우선입니다. 다만, LAX/SFO 중 하나가 30만원 이상 더 싸다면 바꿀 수도 있습니다.
4. 역시 하와이가 우선입니다. 또한, 밴쿠버가 30만원 이상 더 싸다면 바꿀 수도 있습니다.
5. 몇 만원 차이라면 밤 늦게 도착하는 항공편은 피하고 싶습니다.
6. 위탁 수하물은 23kg 하나면 됩니다.
7. 마일리지 적립까지 고려하면 더 좋겠지만, 그럼 너무 복잡해지니까 무시하고 찾아주세요.
o3:
...중략...
0. 핵심 결론(먼저 요약)
ICN–SEA–NYC–HNL–ICN 9일(기본안): 항공 운임(이코노미, 위탁 1개 포함 기준) 1인 약 280만~360만 원 예상. 좌석/세금/수하물 브랜드 선택에 따라 400만 원 근처까지도 갈 수 있으니, 300만 원대 중반 이하를 목표가로 보고 모니터링 권장.
서부를 LAX 또는 SFO로 바꾸면 장거리 운임이 내려갈 확률이 높아 최대 30만~40만 원 절감 기회가 있습니다(당신의 ‘30만 원 이상 싸면 교체’ 기준 충족 가능 구간).
**하와이 대신 밴쿠버(YVR)**로 바꾸면 본토→하와이 초장거리 구간(수하물 유료) 제거 + 캐나다-한국 직항 다빈도 덕분에 총액이 크게 내려갈 수 있음. 30만 원 이상 차이가 나면 충분히 교체 고려 가치.
...중략...
】
조건을 좀 더 구체적으로 전달했더니 좀 더 검색해 보고 약 280만~360만원의 조금 낮은 가격을 제시하면서 300만 원대 중반 이하를 목표가로 보고 모니터링하는 것을 권장하는군요. 물론 o3가 항공권을 직접 검색한 것은 아닙니다. 단지 웹 서치를 통해 이런 저런 정보를 추가로 수집해서 답을 한 것입니다. 또한, 시애틀을 LA나 샌프란으로 바꾸거나 하와이 대신 밴쿠버로 바꾸면 항공권 금액을 더 아낄 수 있다고 합니다. 뭐, 직접 다구간으로 검색하고 답을 하는 것이 아니니까 충분히 그럴 법한 답변입니다.
그리고 한참의 대화가 이루어졌지만 대부분 아는 척만 많이 하고 했던 말을 조금 다르게 반복하는 수준이었고, 실제로 검색 결과를 보여주거나 실질적인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어쨌든 너무 비싸다는 생각에 좀 더 조건을 완화해서 검색하면 얼마나 더 싸질 수 있는지 질문해 보았습니다. 보통의 여행자라면 당연히 이런 생각을 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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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말고탐색:
너무 비싼 것 같아요. 그럼, 꼭 토요일 출발 일요일 귀국 일정이 아니더라도, 또 직항이 아니더라도 적당히 나쁘지 않은 스케줄(1회 경유에 너무 돌지 않으면서 경유지 대기 시간도 너무 길지 않은 정도)에 야간 도착도 괜찮다면 어떨까요?
그럼 여행 여행 기간도 조금 길어져야겠죠? 총 9일~13일 정도의 일정에서 최선을 찾는다면 항공권 가격을 얼마나 아낄 수 있을까요?
o3:
...중략...
1. 얼마까지 아낄 수 있나? (요약)
당초 “직항 압축 9일” 기준 제가 드렸던 목표 총액은 대략 1인 ₩3.3M
3.8M(저가
중간), 나쁘면 ₩4M+ 구간이었습니다.
조건 완화 후 시나리오별 절감 가능 폭은 아래와 같이 보입니다(1인 기준, 이코노미, 위탁 23kg 1개 포함 목표).
시나리오 |
조건 |
예상 총액 범위 |
직항압축 대비 절감 |
비고 |
A. 1회 경유 허용 / 날짜 소폭 유연 (9~10일) |
SEA+HNL 유지 |
₩2.6M~₩3.2M |
약 15~30%↓ |
저녁도착 OK, 빠른 연결 선택. |
B. 최저가 서부 관문 사용 (LAX/SFO/YVR) + 북미 내 연결 (10~12일) |
HNL 포함 |
₩2.2M~₩2.8M |
약 25~40%↓ |
장거리 대형 세일 활용. |
C. 최저가 관문 + 밴쿠버 귀국 or HNL 세일 + 저가/혼합 발권 (11~13일) |
도시 유연 |
₩1.9M~₩2.4M |
약 40~50%↓ |
딜·세일, 분할 발권/오픈조 조합 필요. |
이 범위는 최근 공개 운임 데이터(Expedia, Google Flights, Kayak 등), 북미 국내선 평균, 하와이 오프피크 딜, 멀티시티/오픈조 절감 전략 관련 업계 가이드를 종합한 구매 목표선입니다. 실제 검색 결과는 재고·날짜에 따라 달라집니다.
2. 왜 이렇게 내려가나? 절감 레버 5가지
2.1 서부 입출국 도시를 “가장 싼 곳”으로
Expedia·Google·Kayak 데이터에 따르면 ICN→LAX 경제석이 일정 시기 $531 왕복부터, 편도 $370부터 포착되고(최근 12개월 검색 기준), 11월이 비교적 저렴한 달로 나타난 구간이 있습니다. 비슷하게 ICN→YVR도 $593 왕복, 편도 $332 등 저가 사례가 반복 관측됩니다. 인기·공급 많은 대형 허브로 들어가면 시애틀 직항보다 수십만 원 저렴해지는 일이 잦습니다.
2.2 북미 대륙 내 이동 구간은 저가 폭 넓음
시애틀–뉴욕 같은 미 대륙 횡단 노선은 항공사 경쟁이 치열해 비수기 왕복 $189~$270대 평균이 관측되고(케이약·구글, BTS 평균운임 참고), 특가 시 더 내려갑니다. 직항 고집을 풀고 1회 경유·야간 허용 시 선택지가 크게 늘어나 추가 하락 여지가 생깁니다.
2.3 본토↔하와이 구간: 비수기·평일·연결 활용 시 큰 차이
하와이행은 계절성 강함. Kayak·Trip.com 데이터에선 ICN↔HNL 왕복 최저 $413~$595대 세일 사례가 나오고, 본토발 하와이(특히 캐나다 YVR 경유 Air Canada 프로모)에서 CAD 198 수준부터 표시되는 기간도 있습니다. 즉 “ICN→북미 저가 + 북미→HNL 세일”을 조립하면 직항 연결보다 크게 절약됩니다.
2.4 멀티시티·오픈조 발권이 비용을 깎을 때가 있음
여러 도시를 가는 여행은 한 번에 다구간 발권하거나, 오픈조(입국 도시와 출국 도시 다르게)로 조합하면 왕복 두 장보다 저렴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Thrifty Traveler와 The Points Guy는 멀티시티/오픈조를 활용해 “한 도시보다 두 도시를 더 저렴하게” 혹은 “왕복가와 비슷한 가격에 목적지 추가”가 가능한 사례를 다룹니다. 다수 도시가 있는 노선군에서는 비교 필수입니다.
2.5 예약 타이밍 & 유연 날짜
여러 여행 전문 매체와 ARC 데이터 요약에 따르면 국제선은 출발 2~6개월 전(노선 따라 다름) 예약 시 평균 절감 효과가 보고되고, 요일 신화(예: “화요일만 싸다”)는 과장된 것으로 재차 지적됩니다. 대신 날짜 유연성, 중간 경유 허용, 평일 출발, 가격 알림이 실질적 절감에 기여합니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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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나 경로를 유연하게 잡는 경우 항공권 가격이 꽤 낮아질 수 있음을 설명하는데요. 특히, '절감 레버 5가지'로 언급한 내용들은 충분히 공감 가는 내용으로 보통의 여행자들에게는 꽤 유익한 설명이 될 수 있습니다.
이후 또 한참의 대화를 해 보았지만 실제 검색 결과를 줄 것처럼 하고 주지 않더니, 다음과 같이 질문하니 뻗어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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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말고탐색:
네 실제로 조회해 주세요. 왜 자꾸 팁만 주세요? 예약 가능한 항공권을 보여 주세요.
o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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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3(를 비롯한 AI 서비스)의 문제 중 하나가 지나친 자신감이 아닌가 합니다. 너무나도 당당하게 항공권을 검색해 주겠다고 큰 소리치고, 실제로는 이런저런 정보들을 취합해 일반적인 답을 반복하더니, 실제로 예약 가능한 항공권을 보여달라고 추궁하자 더 이상 답을 하지 못하고 멈춰버렸습니다. 아마도 o3가 항공권을 직접 검색할 수는 없을 텐데요. 가장 확률이 높은 답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훈련받은 때문에 마치 스스로 다 할 수 있을 것처럼 답을 하게 되고 또 스스로 그렇게 착각해 버린 것이 아닌가 합니다.
사실 제가 오늘 o3에게 질문한 조건인 【가을 출발, 시애틀/뉴욕/하와이를 차례로 여행, 토요일부터 다음 주 일요일까지의 9일 일정, 각 도시는 2박 3일 여행, 풀서비스 항공사 직항, 위탁 수하물 포함】은 이 항공권이 완벽하게 만족합니다. o3는 최소 3백만원은 들 거라고 추정했지만, 그 1/4 정도인 78만원입니다.
그럼 o3의 추정과 왜 이렇게 큰 차이가 날까요? 가장 큰 이유는 다른 상품과는 너무 다른 항공권의 속성 때문입니다. 같은 비행기에 바로 옆에 앉아가도 지불한 가격은 몇 배가 차이날 수 있는 것이 항공권입니다. 날짜만 하루 바꿔도, 하루만 늦게 또는 일찍 검색해도, 비행 시간만 조금 바꿔도, 비슷한 거리의 다른 목적지로 바꾸어도 등 무수히 많은 요인이 하나만 바뀌어도 항공권 가격은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심지어 같은 항공권이라 하더라도 검색 사이트에 따라 가격이 몇 배가 뛰기도 합니다. 실제로 이 항공권도 '구글에서 검색하면 239만원(☜ 링크를 눌러 확인해 보세요)'입니다.
따라서, 항공권은 실제로 검색해 보기 전에는 가격이 얼마나 될지 섣불리 예측할 수 없습니다. 특히, 다구간의 경우는 더욱더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이 항공권에서 만약 시애틀을 밴쿠버로 바꾼다면 절대로 이런 비슷한 가격에 검색할 수 없습니다. 날짜를 아무리 조정해도 경유를 아무리 많이 해도, LCC를 타도 안됩니다. 모든 조건이 다 맞아떨어져야 78만원이라는 예쁜 가격이 가능한데, 시애틀이 밴쿠버로 바뀌면 절대로 조건을 맞출 수 없기 때문입니다. 도시가 아닌 출발 날짜를 바꾸는 경우도 마찬가지일 수 있습니다. 싼 운임이 허용하는 날짜가 제한되어 있다면, 그 날짜를 벗어나면 절대로 비슷한 가격은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항공권에는 그런 제약이 되는 조건이 수백 가지가 있습니다.
O3(또는 다른 AI 서비스)가 이런 것까지 다 감안해서 정확한 답을 주려면 실제로 항공 검색을 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데이터를 완벽히 반영하지 않는 한 언제나 틀린 답을 줄 수 밖에 없으니까요. 하지만, 아직은 아닌 것 같습니다. AI가, 가장 그럴듯한, 확률 높은 답을 선택하도록 훈련받은 일반적인 AI가 직접 항공권을 검색해서 최선을 찾아주는 것은 가까운 시일 내에는 어렵지 싶습니다.
항공권을 검색할 때도 o3를 비롯한 AI를 보조적으로 이용하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전에서 놀랄 만큼 싼 가격의 항공권을 찾을 때는 아닙니다. 결정적인 한 방이 부족합니다. 결정적인 한 방은 집단지성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